서지사항 알아내기

  2년쯤 전에 북한의 인민대학습당에서 찍어온 북한발간의 지질문헌 자료를 정리하는 중에 《평남요곡지의 성인과 복합변형구조》(림순재 저)라는 기사를 찍어놓은 것을 보았다.

  가장 앞쪽 목차는 부분이 찍혀 있어서, 이것이 《지질탐사》라는 지질, 광업관련 통보에 게재된 기사임은 확인했으나, 불행하게도 몇 년도 몇 호 발간인지는 잘려 있어서 그 서지사항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직접 확인이 불가능하니 간접적인 방식으로 서지사항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실마리는 다음의 두 가지를 활용하였다.

  1. 기사의 가장 앞 부분에 김정일의 어록을 인용할 때 김정일을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로 언급한다는 점. 이 호칭은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김일성의 후계자가 된 이후 김일성 사망 전까지 불리던 칭호이다. 즉 일단 년대를 1980년~1994년(투고 후 인쇄 사이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보면 1995년까지?) 사이로 좁힐 수 있다.
  2. 목차에 나온 다른 기사들의 동향. 다른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연-아연광상에 대한 지화학탐사와 물리탐사, 그리고 동해연안에서의 표사광상 형성에 관한 단신들이 실려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1980년대 말~1990년대 후반에 걸쳐 많이 이루어졌다.

  이 두 사실을 통하여 1980년대 말~1990년대 후반에 발표된 다른 북한 학술지의 논문에 인용된 참고문헌 중 혹시 이 문제의 호에 실린 다른 기사와 겹치는 건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결국 《지질 및 지리과학》 1997년 2호에 게재된 〈동해연안 금표사광상의 성인형과 함금층의 특성에 대한 연구〉(류진무, 정명관, 강철헌. p. 24-27)에서 문제의 기사와 같은 호에 게재된 〈조선동해대륙붕에서의 사금의 분포특성〉(류진무, p.6-7)라는 단보를 인용한 것을 확인하였고, 그를 통해 문제의 기사가 《지질탐사》 1994년 제3호에 있었음을 최종 확인하였다.


조선지질도를 보신 부장님 대화록

조선총독부 지질조사소에서 발간한 축척 1:5만 조선지질도 16집(1933년), 19집(1938년)을 주문을 했었다.

그리고 평일 낮에는 집에 받을 사람이 없으니 공익 근무지로 배송하여 받았고, 지도책에 약간의 다친 부분이 있어 풀로 수선한다고 바닥에 잠시 놓아두었다.

그러다가 사무실의 부장님이 지나가다 보시고는 내게 하시는 말.

"소화 8년이면 서기 몇년이지?"

"네?"

"여기 조선총독부 라고 적혀있는데 말이지. 지도책인가?"

"네... 소화 8년이면 1933년입니다."

부장님은 지도책을 펼쳐보시더니 1933년에도 칼라인쇄가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워하시는 듯 했다.

"이 시대에도 칼라인쇄라는게 있긴 있었군. 이게 정말로 좀 있으면 100년이 된다는 거지?"

"네..."

다시 부장님은 표지를 보시더니

"여기 지질기사, 기수, 제도한 사람 모두 일본 사람이군. 그 때 한국사람은 지질조사소에 있었나? 정식 기사가 많지는 않았겠지만 보조로는 어느 정도 있었겠지?"

"아닙니다, 1930년대에는 한국인 직원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1940년대 가야 한국인 직원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군."

하시면서 부장님은 바닥에 놔두면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모르고 밟을 수 있으니 저기 탁자 우에 올려두라고 하시고는 커피를 들고 돌아가셨다.

현재까지 온 올해 마지막 책


어떤 책이냐구요?

"외인성 광상에서 우란광석의 조직과 구조" 입니다. 원자력출판사(아토미즈다트) 사에서 나왔네요.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가늠이 잘 안되겠지만, A5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B6 정도 되는가?)에 본문은 101페지, 그리고 대략 40매 정도의 도판이 들어있습니다. 얇은 책이죠 -_-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외인성 우란광상에서 나오는 광석의 조직이나 구조 위주로 설명을 하는지라, 우란광상의 성인론 지구화학 등등 이론에 대해서는 그닥 다루지는 않습니다. 교수님은 이런 류의 책을 "그림책" 이라고 부르셨던게 기억나네요.

저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인성 광상에서..." 와 같이 붙어다니는 책인데, 같이 주문한 두 책 중 저 책만 먼저 오고 아직 하나는 안 오네요;; 15일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관을 통과했다는 것만 pochta.ru에서 확인하고, 그 뒤로 갱신이 안 됩니다. 이건 해를 넘겨 오려나;;;;

소지노브 선생에게서 온 답장... 대화록

지난 22일에 러시아과학원 지질학연구소의 엔. 아. 소지노브 선생에게 자료에 있는 사진 문제때문에 전자우편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 밤 11시 30분쯤에 전자우편 알림이 와서 봤더니 소지노브 선생에게서 답장이 온 것으로 되어 있었다.

 

기대하면서 보았는데...놀랐다. 

짤막한 답신의 내용은 이랬다. 



(원문은 로문임. 이하는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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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니코딤 알롁셰예비치(주 : 소지노브 선생의 이름. 러시아는 사람을 부를 때 성이 아닌 이름+부칭을 부르는 경향이 있음)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아들인 제가 대신 답장합니다.

필요하다고 하신 사진은 제게 없는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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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고는 숙연함을 느꼈다. 그 분이 돌아가셨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다. 러시아과학원 지질학연구소의 연락처 목록에 그대로 남아있어 그 분이 돌아가셨을 것이라고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는데,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벼락이 내리친 느낌이다. 



엔. 아. 알롁셰예비치 소지노브 선생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전자우편을 확인해 답신을 대신해 주신 소지노브 선생의 아들분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함께 감사를 드린다.

조만간 정중한 답신을 보내야겠다.

방대한 상원계의 문제;;; 프로젝트

상원계는 참으로 비중이 큰 지층입니다. 이걸 잘 써야 하는데, 왜 갑자기 상원계 이야기를 하냐고요?

네, 이 프로젝트가 이제 상원계 항목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미 상원계 자체 항목은 쓰고 있는데, 개요와 층서, 그리고 고생물자료는 써 놨습니다. 동위원소지질년대 자료야 몇 건 안 되니, 그것만 간략히 소개해 주면 되겠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연구역사네요.

"북부형 상원계"와 "남부형 상원계"를 나눈 계기와 그 나눈 근거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야 합니다. 귀찮을것같네요.

하지만 계속 나아갑니다!

또 책이 왔네요 일상잡담

네, 책이 왔습니다.

남은 책 3권 중 하나가 와서, 이제 러시아에서 두 권이 오기만을 기다려야죠. 아마 다음주 중에 올것 같네요.


내용은 괜찮네요. 그리고 두툼합니다 -_- 말 그대로 우라늄의 지구과학에 대해 정말 이것저것 다루고 있죠.

남은 두 권의 책도 우라늄 광상학에 관한 책입니다.

일단 "강령층"은 그럭저럭 끝났는데... 프로젝트

네, 강령층은 생각보다 큰 문제는 아니었네요. 참고할 문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그리 쓸 내용이 없더군요.
(궁금하신 분은 한번 긁어서 읽어보시길)

《강령층》


폐지된 층서단위


→구현계

→릉리통


개요

  《강령층》은 과거 황해남도 옹진군 · 강령군 일대에 발달한 구현계층의 층위를 명확히 알지 못했을 때 잠정적으로 선고생대층이라고 보고 붙인 임시 층명[1, 2]이다. 이는 현재 강령군 일대에 드러난 구현계의 위부분 즉 릉리통에 맞먹는다고 여겨진다.


연구역사

  처음으로 《강령층》이라는 명칭이 제기된 것은 축척 1:20만 지질도폭 조사 사업 중의 일로, 이 때 연구자들은 황해남도 옹진군 · 강령군 일대에서 상원계 위에 부정합으로 피복한다고 보이는 점판암~천매암류와 사암~규암류로 된 지층을 기재하였다. 이 층들은 단층으로 절단된 경우가 많아 부분부분 드러나 있었을 뿐 아니라[3],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층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1:20만 도폭을 작성한 조사자들은 이에 이 층을 일단 《강령층》이라고 명명하고, 그 부분단면들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다음과 같이 층서를 정하였다[1] .


  1. 력암, 력질사암, 규암, 분사암, 점판암…...430~600 m

  2. 점판암, 사암과 분사암의 호층…...1000~1400 m(?)

  3. 사암, 력질사암, 규암…...1000~1500 m(?)

  4. 점판암, 천매암 그리고 규암의 호층…...300~350 m

  5. 석회암과 치밀한 괴상 고회암…...600 m(?)


여기서 두께가 정확하지 않게 나온 것은 상술했듯이 《강령층》이 여러 차례 단층에 의해 잘려 부분적인 구조블로크로 띠염띠염 널려있고, 층의 위와 아래쪽 한계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조사한 연구자들은 《강령층》의 변성정도가 구현계(당시 《구현통》)층과 비슷하고, 분사암이나 규암 등이 많이 들어가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점판암 · 천매암류가 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또 아래쪽에 력질층이 들어가는 점을 꼽아 이를 구현통의 위부분에 해당한다고 비정하였다[2].


  즉, 이 《강령층》은 현재의 구현계 릉리통에 속하는 층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1] 리죽남. 황해 남북도 일대에 발달한 선캄브리아기 층서와 시대에 대한 몇 가지 의견(2). 지질과 지리 1963(3) p44-48

[2] 리제하, 류종락, 리죽남, 방홍기. 축척 20만분의 1 지질 조사 사업에서 달성한 성과(2). 지질 및 광업 1963(10) p31-34

[3] 리죽남, 류종락, 백유성, 함병소, 신상국. 조선지질구성 1. p340-342. 공업출판사, 1990.



릉리통을 완성. 그렇다면 "강령층"은? 프로젝트

일단 릉리통을 써서 구현계(연탄군층) 그리고 그 아래 비랑동통과 릉리통(각각 현재는 주층단위로 부름)은 다 썼습니다.

이제 남은건 "강령층"과 "운봉산층" 정도인데... "강령층"은 특성상 좀 써줘야 하고, "운봉산층"은 어찌할가 고민이군요. 넘겨주기로는 좀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리 설명할게 많지는 않고...

'191211 / 고교동창과의 잡담 대화록

고교 동창이 군에서 휴가를 나와 오랜만에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뭐라도 마시자고 해서 버블티를 마시기로 하고 가는 중...

동창 : (카페 앞에 붙어있는 광고를 보고는) 저거 흑당인가 뭔가하는게 요즘 엄청 팔리던데.
나 : 그게 뭔다냐
동창 : 글쎄 궁금해서 마셔봤는데 시커먼것이 달기만 하더라
나 : 혹시 그거 흑설탕 졸인거 아님?
동창 : 그건 잘 모르겠는데 듣기로는 동남아 어딘가에서 온거라더라, 엄청 달다

그런데 정작 카페에 들어가지도 않고 번화가나 빙글빙글 돌다가 "아 우리 근데 어디 가는 중이었더라?"

어찌해서 버블티를 파는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사준다고 하니 동창은 화이트초콜레트맛을 고르더군요. 저는 초콜레트맛을 고르고, 잠시 의자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점원이 부릅디다.

둘이 가 보니

점원 : 저...죄송하지만, 지금 타피오카가 거의 떨어져서 한사람 분량밖에 넣을 양이 남지 않았는데, 혹시 다른걸로 바꾸실수 있나요? 만약 이 주문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40분 후에야 나올텐데...
나 : 그러면 초콜레트맛에 들어가는 타피오카는 안 넣어도 되니 그냥 주세요. 얘가 마실거에나 넣어주면 됩니다
점원 : (얼떨떨한 표정으로) 네? 네...

잠시 뒤 나온것을 받아들고 오니 동창이 엄청 웃습니다.

동창 : 야 넌 버블티 가게에서 버블없는 버블티를 사 마시냐 ㅋㅋㅋㅋㅋ
나 : 뭐 일생에 한번쯤 해볼만한 일 아니겠냐
(시음)
나 : 제티맛이네
동창 : 3500원에 제티를 사마시는 놈은 너밖에 없을거다 ㅋㅋㅋㅋㅋ
나 : 뭐 아무렴 어때, 인생의 교훈 중 하나다. 어차피 너도 알다시피 나는 고교시절에도 지식은 있었지만 상식은 없었다고?
동창 : 그거 자랑은 아님.

(한참 마시면서 연료봉 이야기를 함)

나 : 야 그러고보니까 이거 빨대가 플라스틱이잖아.
동창 : 그러면 플라스틱이지, 왜
나 : PVC관도 플라스틱이지.
동창 : 당연
나 : 생각해봐라, 이거 버블티를 마신다는게 우라늄의 지하침출채굴법과 비슷한것 같지 않음? (다 마신 컵에 있는 얼음을 기울여 보여주며) 이러한 배수조건이 좋은 사암층에...아 투수성이라고 해줄까?
동창 : 됐어, 그정도로 좋은 비유다
나 : 아 그런데 침출법이라면 침출제용액을 넣어야하잖아? 침을 넣어야하나?
동창 : 그정도로도 충분하다니까.

하루 지나고 생각해보니 도대체 점원은 절 어떻게 봤을지;;;;

기다리던 책이 하나 도착! 일상잡담


일본 고금서원 출판사에서 나온 "암상해석과 퇴적구조"입니다.

책을 보니 학부 고학년~대학원 석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써놨네요.

퇴적학쪽 책은 정말 오랜만에 샀는데, 지금까지 암석학이나 광상학, 지구화학쪽 책만 주구장창 사다 보니 암석학 책은 30권이 넘는데 퇴적학 책은 3권...에 불과한 상황이 벌어졌지 뭡니까

아마 2020년에 저 책을 번역할지 싶습니다. 일단 흝어만 봤는데 내용은 괜찮아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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